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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듬떠듬/취중담

두일아 두일아 ...

프란체스카와 두일의 대화 - 050801


여행와서 두일에게 해꼬지했던 사람들에게 저주의식을 하는 프란체스카를 보며...



두일: 지가 미운 사람은 하나도 없고 고스란히 나 힘들게 한 사람들..그냥 지나가는 말로 투정한 건데 그거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이제 날 괴롭힐 사람도 미워하고 저주할 사람도 없을 거야 프란체스카..




씻고자라고 두일에게 말하지만 죽음을 앞둔 두일은 힘이 없어 못씼겠다고한다..




프란체스카: 너 그렇게 드러운 꼴로 하늘나라 가면 하늘 나라 사람들이 비웃을까봐 그래.



두일의 죽음을 미리 알고 있었던 프란체스카....


두일: 프란체스카 너..



프란체스카: 두일이 너 꼭 씻어야 돼.
넌 뚱뚱해서 사람들이 안 씻을거라고 생각하기 쉽단 말이야.
근데 아니잖아.
난 알잖아. 니가 얼마나 깨끗한데.
너 항상 퇴근해서 들어오면 손발부터 씻고, 매일 샤워하고, 어떨땐 두번도 하고.
그래서 너한텐 항상 우유비누 냄새가 났어.
내가 그 냄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두일: ..어떻게 알았어?


프란체스카: 왜 몰라.
니가 조금만 기분나빠도 알고 조금만 슬퍼도 난 알아.
니가 조금만 피곤해도 난 알어.
니 표정만 봐도 기쁜 지, 슬픈 지, 짜증나는지 다 알아.
근데, 근데 니가 죽어가는 걸 내가 모를까봐?
나 바보아니야. 나 너 사랑하는 사람이야.



두일: 미안하다 프란체스카.



프란체스카: 됐어 니 잘못 아니야.
두일아 씻고 가. 내가 우유비누도 가져왔어 응?



두일: 알았어 씻으께. 대신 나좀 도와줘..




힘이 없는 두일이를 위해 마지막으로 목욕시켜주는 프란체스카


두일: 그때 니가 날 물지 않았다면,
그래서 내가 사람으로 살았다면 어땠을까?

뜨거워.내 마음이 어느때보다 뜨거워.
슬플거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연애 시작할 때처럼 막 뜨겁고 막 설레고 그래.



프란체스카: 그래서 어쩌라고


두일: 고마워. 고맙다고 프란체스카..
니가 날 문거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지.
나두 너에게 물린 거 후회하지 않아.
아니 오히려 얼마나 기쁜지 몰라.



프란체스카: 두일아, 널 문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
근데 지금은 아니야. 후회해.
500년을 살면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맛봤어.
근데 모두 지금만큼은 아니야
지금 내 안에 내장이 다 끊어지고 열 손가락 밑으로 굵은 쇠침이 박히는 것처럼 아파.
후회해. 널 문거 미안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널 물지 않았을 거야


두일: 그렇다면 우린 서로 모르는 사이였겠지
너에게 난 그저 하찮은 인간이었을 테고,
나에게 넌 끔찍한 유령 뱀파이어였을 거야
그러면 우린 서로 사랑할 수 없었을 테고


프란체스카: 두일아 내가 널 물었어.


두일:아냐 프란체스카 니가 날 선택했어.
프란체스카 물이 식어서 얼음장같아.
나 얼어 뒤질것 같아.


프란체스카: 두일아 너한테 우유 냄새가 나.. 참 좋은 냄새야.


두일: 프란체스카 이제 가야할 때가 된 것 같애..
사랑해 프란체스카...
안녕 프란체스카...


프란체스카: 이 자식아 내가 더 사랑해...


두일은 그렇게 싸늘히 식어간다.....................







새벽아침..싸늘히 식어있는 두일의 시체옆에서.....




프란체스카의 독백


두일아.
널 만나기전 나.. 아니 우리 가족들에겐 시간이라는게 없었어.
우리에게 시간은 흐르는게 아니었어. 견디는거였지.
널 만나면서 시간이라는게 흐르기 시작했어
두일아 넌 우리의 시간을 흐르게 해줬어
시간이 흐르더라..
네가 돈을 벌어오길 기다렸고
네가 빨리 퇴근해서 내가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어주길 기다렸어
밤이오면 너와 사랑을 속삭이길 기다렸고
500년동안.. 아무것도 다를게 없던 아침과 밤이 오는 일이
기대로 가득 찼어.
넌 떠났어.. 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았어.
나와 우리 가족은 너의 추억으로 시간을 흐르게 할거야.
고마워 두일아..
넌 너무 큰것을 줬어.





비가온다
비가 맞고 싶었던게 언제부터였던가
잠시 비를 맞았지만 기분이 좋았다
잠시 그랬고 집에 들어오며 생각했다
그냥 눈물이 흘리고 싶었다
눈물샘 자극의 창고는 영화.티비..
때마침 프란체스카 1,2시즌을 다시 구했다
2시즌 마지막...
사랑스런 두일이가 떠난다.
기대한 눈물...덕분에 고맙다.
슬프지는 않지만 눈물은 흐른다
그래, 슬픈거라고 해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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